중국 CATL, 올해 최대 규모 IPO…홍콩 증시 상장 첫날 주가 급등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컨템퍼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이 홍콩 증시 상장 첫날인 화요일, 공모가 대비 12.5% 높은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를 성사시켰다. CATL의 주식은 주당 263홍콩달러에 공모되었으며, 첫 거래는 296홍콩달러에 시작됐다.
CATL은 이번 홍콩 상장을 통해 총 46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이는 2021년 콰이쇼우 테크놀로지가 62억 달러를 조달한 이후 홍콩에서 가장 큰 IPO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초기 목표였던 40억 달러보다 더 많은 자금을 모았으며, 투자자 수요 증가에 따라 초과 배정 옵션(그린슈 옵션)이 실행되면 총 조달 규모는 최대 53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CATL의 공시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 대상 배정은 15.2배 초과 청약되었고, 일반 투자자 대상은 무려 151배 초과 신청됐다. 이는 CATL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감과 투자 열기를 방증한다.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헝가리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생산 기지로, CATL의 글로벌 생산 능력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CATL의 창업자 겸 회장인 쩡위췬은 홍콩 상장 기념식에서 “이번 홍콩 증시 상장은 우리가 글로벌 자본시장에 더 깊이 통합되었다는 신호이며, 전 세계 탄소중립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IPO는 마침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면서 그 추진력이 더욱 강해졌다. 양국은 지난주 추가 관세를 3개월 동안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했던 145%의 추가 관세를 30%로 줄였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대해 125%에서 10%로 낮췄다.
이러한 관세 유예 조치로 인해, 그동안 홍콩에서의 CATL 주식 구매를 주저하던 일부 글로벌 장기 투자자들도 새롭게 매수에 나섰다. 소식통에 따르면, CATL의 수요 예측은 이미 사전 확약 주문으로 채워진 상태에서 시작되었으며, 관세 완화 소식이 투자 수요에 더욱 탄력을 더했다.
CATL은 논평 요청에 별도로 답변하지 않았지만, 회사는 홍콩 상장 문서에서 미국 국방부의 군 관련 기업 지정에 대해 “허위 지정”이라며 이를 철회하기 위해 미국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일부 투자자들은 육상 계좌로는 CATL 주식을 구매할 수 없었으나, 해외 계좌를 통해 일부는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CATL이 미 국방부의 주의 대상 리스트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2025년 1분기 CATL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한 140억 위안(약 19억 1천만 달러)으로, 최근 2년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CATL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36%에서 증가한 수치다.
이번 IPO에 대한 높은 관심은 연초부터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서서히 확산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한 분석가는 “최근 미국의 불확실성 속에서 일부 국부펀드나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으로 자산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CATL은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에서 장기적 대규모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CATL의 홍콩 상장에서는 쿠웨이트투자청과 중국의 석유 대기업 시노펙을 포함한 20개 이상의 주요 투자자들이 26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CATL에 대한 장기적 신뢰와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