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월 2025

서울 도심 덮친 러브버그, 해충 아닌 ‘익충’…간단한 대응법은?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무리를 지어 출몰하며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와 습한 날씨 탓에 이들의 출현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러브버그가 도심에 자주 출몰하는 이유와 간단한 대처법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기후 변화로 개체 수 급증

러브버그는 원래 7월 초부터 나타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6월 중순부터 급증했다.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과 이동규 석좌교수는 24일 CBS 라디오 방송에서 “최근 몇 년 간의 가뭄으로 성충이 되지 못했던 개체들이 2년 전의 집중 호우로 인해 대량으로 부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간이 사용하는 살충제로 인해 러브버그의 천적인 곤충들이 줄어들었고, 전반적인 기후 온난화로 인해 습하고 더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들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조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도시를 향하는 이유는 ‘열기’와 ‘배기가스’

러브버그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열, 밝은 색상에 강하게 끌리는 특성이 있다. 이동규 교수는 “도심의 기온이 숲보다 높고, 자동차 배기가스가 풍부해 러브버그가 시내로 몰린다”며 “사람의 몸에도 체온 때문에 붙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숲의 부식층에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은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 성충은 조류나 다른 곤충에게 먹이로 제공되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러브버그, 해충 아닌 생태계의 조력자

러브버그는 겉모습이나 갑작스런 출현으로 불쾌감을 줄 수 있지만, 독성이 없고 질병을 옮기지 않으며 농작물에도 해가 없는 ‘익충’이다. 오히려 진드기 등의 해충을 줄이고, 환경 정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시민들이 이들의 번식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하지만, 이동규 교수는 “러브버그는 알을 낳아 성충이 되기까지 약 1년이 걸리며, 지금 보이는 성충들은 1~2주 내에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간단한 대응법과 예방 팁

도심에서 러브버그를 줄이기 위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특히 공원이나 산지에서는 생태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대신 물을 뿌리는 간단한 방법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러브버그는 비행 능력이 약해 물만 뿌려도 쉽게 바닥에 떨어진다. 분무기나 호스를 이용한 물청소가 좋은 대응책이 될 수 있다.

또한, 러브버그는 밝은 색에 끌리는 특성이 있어 흰색이나 노란색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으면 러브버그가 달라붙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결론

도심에서 갑작스럽게 출몰한 러브버그는 보기에는 불쾌할 수 있으나,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익한 곤충이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생태 정화에 기여하는 만큼 불필요한 공포는 피하고, 간단한 물청소와 복장 선택으로 현명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