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태양광 위기 속에 파산 신청한 선노바

미국의 주택용 태양광 패널 설치업체 선노바 에너지(Sunnova Energy)가 과도한 부채와 수요 감소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에서 챕터 11(Chapter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일요일 발표했다.
이번 파산 신청은 이달 들어 두 번째로 발생한 주택용 태양광 업체의 파산으로, 업계가 고금리, 최대 시장인 캘리포니아의 보조금 축소, 향후 추가 보조금 축소 우려 등 복합적인 악재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노바보다 앞서 민간 태양광 금융업체 솔라 모자이크(Solar Mosaic)도 지난주 파산 보호를 신청했으며, 이보다 1년 전에는 업계 선구자로 평가받던 선파워(SunPower)도 결국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선노바는 월요일, 아틀라스 SP 파트너스(Atlas SP Partners)와 주택건설업체 레나 홈즈(Lennar Homes)에 각각 1,500만 달러와 1,6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거래는 법원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매각 절차 동안 회사는 기존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파산 보호 신청은 텍사스 남부 지방법원에 제출됐으며, 선노바는 이미 올해 3월에 “계속기업으로서 존속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선노바의 자산과 부채는 각각 1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사이로 추정되며, 2023년 12월 31일 기준 총 부채 규모는 106억 7천만 달러에 달한다.
회사는 지난주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약 55%에 해당하는 718명의 직원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선노바 TEP 디벨로퍼(Sunnova TEP Developer)도 이달 초 챕터 11 파산 보호를 별도로 신청한 상태다.
태양광 산업에 대한 연방 정부의 정책 변화도 악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승인했던 29억 2천만 달러 규모의 부분 대출 보증을 취소했다. 이 조치는 선노바에게 큰 타격이 되었다.
또한 업계 전반은 공화당 주도의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주택용 태양광 설비에 대한 세금 공제가 폐지되어 산업 성장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 세금 혜택은 그동안 업계 확장의 핵심 요소였다.
이에 대해 레이먼드 제임스(Raymond James)의 애널리스트 파벨 몰차노프(Pavel Molchanov)는 “의회의 세금 법안 진행 상황에 따라, 2026년에는 시장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의회는 현재 주택용 태양광 세금 공제의 종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 주택용 태양광 산업은 정책, 금리, 수요 측면에서 복합적인 위기에 봉착했으며, 선노바의 파산은 그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