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록의 끝나지 않은 열정: ‘보스’의 신곡과 텍사스 펑크 신성의 거침없는 질주
미국 록 음악은 오랜 시간 대중과 호흡해 온 노련한 거장의 묵직한 목소리부터, 거침없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젊은 세대의 날것 그대로의 열정까지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최근 새로운 작업물을 발표한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메인스트림으로 돌진 중인 텍사스 출신 펑크 밴드 ‘다이 스피츠(Die Spitz)’의 행보가 이러한 록의 끊임없는 생명력을 완벽하게 증명하고 있다.
‘록계의 보스’ 스프링스틴의 묵직한 귀환
28일(현지시각), ‘미국 록계의 보스’로 불리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새로운 감성을 담은 신곡 ‘미니애폴리스의 거리(Streets of Minneapolis)’를 전격 공개했다. 그는 지난 24일 단숨에 곡을 써 내려갔고, 곧바로 녹음실로 향해 작업을 마치는 등 거장다운 놀라운 작업 속도와 열정을 보여주었다. 수십 년간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이면과 사람들의 삶을 노래해 온 싱어송라이터로서, 이번 신곡 역시 그의 깊은 음악적 내공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곡을 발표하며 기타를 잡는 그의 뚝심은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텍사스 차고지에서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까지
관록의 로커가 새로운 음악으로 팬들과 만나고 있는 사이, 오스틴 출신의 4인조 펑크 밴드 다이 스피츠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며 대중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드러머 클로이 드 세인트 오빈과 기타리스트 엘리너 리빙스턴이 온라인 대학 과제에 집중하려 애쓰던 작년 어느 날, 매니지먼트사로부터 날아온 이메일 한 통은 이들의 일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다가오는 2026년 6월 27일, 무려 6만 1천 석 규모의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공연의 오프닝을 장식하게 된 것이다. 코첼라, 아웃사이드 랜즈, 롤라팔루자 등 대형 페스티벌 라인업에 연이어 이름을 올린 이들의 성공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 모든 파란만장한 모험은 2022년 텍사스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되었다. 록 밴드와 음악을 열렬히 사랑하던 리빙스턴, 베이시스트 케이트 홀터, 기타리스트 아바 슈로빌겐은 세인트 오빈을 영입해 부모님의 차고지에서 엉망진창이지만 열정 넘치는 합주를 이어갔다. 오스틴 일대에서 공연을 시작한 이들은 매번 악기를 바꿔 연주하고 관객석으로 과감하게 몸을 던지며 순식간에 독보적인 인기를 끌어모았다. 2022년 단 하루 만에 데뷔 EP ‘Revenge of Evangeline’을 녹음한 후, 이듬해 호주 펑크 밴드 아밀 앤 더 스니퍼스(Amyl and the Sniffers)의 전국 투어 오프닝 밴드로 합류하게 된다. 매일 17시간씩 운전대를 잡고, 직접 밴드 굿즈를 팔며 휴게소에서 쪽잠을 청해야 했던 고된 일정이었지만 멤버들은 그 시절을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한다.
거침없는 펑크 스피릿과 새로운 도약
이들의 멈출 줄 모르는 에너지는 결국 2025년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쇼케이스 무대에서 폭발하며 잭 화이트의 서드 맨 레코드(Third Man Records)와 전격 계약을 맺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심한 독감에 걸려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던 리빙스턴의 투혼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후 저명한 프로듀서 윌 닙과 손잡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덜어낸 정규 앨범 ‘Something To Consume’은 한층 더 날카로워진 이들의 밴드 사운드를 담아냈다.
한때 투어 공백기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이 젊은 록스타들은 이제 전담 투어 매니저와 기술 스태프를 대동하고 무대에 오른다. 넉넉해진 예산 덕분에 두 개의 호텔 방을 빌릴 수 있게 된 이들은 조만간 각자의 침대를 가질 수도 있겠다며 웃음 짓고 있다. 멈추지 않고 신곡을 발표하는 전설적인 거장과, 좁은 차고지에서 시작해 거대한 스타디움으로 향하는 펑크 밴드의 질주는 미국 록 음악이 여전히 살아 숨 쉬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